book one/day by day 105

호빵

올 겨울에는 호빵을 참 많이 먹었다. 간식으로 먹기도 하고, 아침이라면 식사 대용이기도 하다. 특히 쿠팡에서 14개를 한 박스로 판매하는데 11000원 정도이다. 개당 785원 정도이니,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나름 가성비 아이템이 아닌가 싶다. 한 박스 사두면 사흘 정도면 떨이다. 미리 잔뜩 쟁여 놓을 필요는 없다. 쿠팡은 밤에 주문하면 새벽에 도착하니 그냥 집 밖에 있는 팬트리와 같다. 물론 밤샘 배송의 노고에 죄송스럽고 감사하다.처음에는 단팥으로만 구성된 세트를 주문했는데, 아이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혼자 다 먹었다. 그러다가 피자 반, 단팥 반 세트가 있어서 주문했으니 성황리에 완판되고 있다. 피자라고 하기에는 한 끝 부족한 맛이지만, 피자맛을 느낄 수는 있다. 그러나 개인적인 선호는 단팥이..

book one/day by day 2025.02.23

묘망(渺茫)/조지훈

내 오늘밤 한오리 갈댓잎에 몸을 실어 이 아득한 바다속 속 창만한 물구비에 씻기는 한 점 바위에 누웠나니생은 갈사록 고달프고 나의 몸둘 곳은 아무데도 없다 파도는 몰려와 몸부림치며 바위를 물어뜯고 넘쳐나는데 내 귀가 듣는 것은 마즈막 물결이 먼 해일에 젖어 오는 그 목소리뿐아픈 가슴을 어쩌란 말이냐 허공에 던져진 것은 나만이 아닌데 하늘에 달이 그렇거니 수많은 별들이 다 그렇거니 이 광대무변한 우주의 한알 모래인 지구의 물레를 찰랑이는 접시물 아아 바다여 너 또한 그렇거니내 오늘 바다 속 한점 바위에 누워 하늘을 덮는 나의 사념이 이다지도 작음을 비로소 깨닫는다 내 청소년기를 불태워줬던 詩!! 고1때 접하고, 충격을 많이 받았지.할말하안~~ 묘망(渺茫), 아득하고 망망하다.

book one/day by day 2025.02.14

미니멀리즘의 꿈

의자의 목받침이 버티지를 못하고, 자꾸 뒤로 넘어간다. 오래되기는 했으나, 뜻밖의 고장이다. 한 곳에서 오래 머무르다보니 이래 저래 쌓이는 것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더불어 고장 난 것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생활에 있어서 아주 치명적인 것이 아니라면, 굳이 새롭게 사기보다는 그냥 불편한 채로 버티거나 약간 손을 본다거나 해서 계속 쓰게 된다. 한 때는 얼리어답터라는 말이 흥한 적이 있었는데, 나도 말 그대로 최신의 제품, 특히 전자제품이나 IT제품이 출시되면 참지 못하고 새로 사서 써보는 그런 인간이었다. 요즘은 테크전문가라고 불리는 것 같다. 특히 유튜브를 보면 다양한 이들이 활동 중이다. 나이가 들면서, 게으름이 일상이 되고, 새로운 판을 짜는 것이 오히려 더 불편해졌다. 나이가 들면서 라는 핑..

book one/day by day 2025.02.12

80년대 영어 학습의 추억

나는 영어를 잘하는 편이었다. 유창하다고까지는 못하겠지만, 영어 시험 성적은 늘 상위권이었다. 대학도 영어 성적 때문에 갈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공대생 주제 수학은 잘 못했다. 중학교 입학 전까지 선행학습 따위는 없었다. 초등, 아니 국민학교 시절 알파벳송 정도는 흥얼거렸던 것 같다. 딱 거기까지 였다. 중1 담임은 아버지의 고등학교 후배였다. 특별하게 알고 지내던 사이는 아니고, 학교에 입학하여 부모님이 상담하러 학교에 들러서 인사를 나누다가 알게 되었다. 국어 선생님이었다. 체격이 크시고, 꽤 젠틀한 타입이셨다. 나름 언어 쪽에 재능이 좀 있었는지, 국어를 잘했다. 게다가 글재주가 좀 있어서, 참여하는 백일장마다 상을 받고, 대통령상까지 받기도 했다. 비록 전두환이었지만... 영어 첫 수업은 알파벳..

book one/day by day 2025.02.10

시대유감, 조성모~~

시대를 관통한 가수 중의 한 명인 조성모! 오늘 문득 유튜브에서 그의 최근 라이브 공연을 볼 수 있었다. 히트곡이 한두 곡이 아니며, 적어도 그 시절은 화려했다. 뮤비로 노래가 먼저 등장하며 얼굴 없는 가수로 데뷔하면서 못생겼을 것이라는 대중들의 추측이 머쓱하게도, 너무나도 멀쩡한 생김새로 등장하여 더욱 흥분시켰던 가수! 물론 노래도 잘 했고(?) 좋았다. 사실 가창력이 엄청 좋았던 것인지는 다소 애매하지만 어쨌든 대중이 좋아하기에 충분한 요소를 많이 가진 가수였다. 그것은 아마도 그 시절 최고의 프로듀서라 불리던 김광수 덕분일 것이다. 그러나 결국은 김광수 때문에 그의 가수 인생은 너무 빨리 망가진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미성으로 낭창하게 발라드를 부르던 그의 목소리는 시간이 흐르며 점점 허스..

book one/day by day 2025.02.01

오랜만에 맥도날드에서

병원에 들러야 했다. 나이 먹고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평생 달고 산 아토피 증상이 악화되었다..라고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셨다. 처방을 받고, 주사를 맞고... 주말은 진료비가 더블(?)이다. 약국의 조제비도 더블인가? 약값 자체는 할증이 아니겠지!! 조식을 위해 병원 옆 맥도날드에 들렀다. 굉장히 오랜만이다.그 와중에 건강생각한다고, 해쉬 포테이토 대신 코울슬로로 교체~~ KFC 코울슬로에 비해 좀 더 시큼 달달했다. 커피는 1000원이라길래 추가!! 커피가 의외였다. 맥에서는 커피를 마셔본 기억이 없다. 그런데 뜻밖에도 맛이 괜찮았다. 튀는 맛이 없어서 마시기가 편했다. 더군다나 1000원이라면 가성비 최고다. 원래는 2000원이지만 세트 메뉴에 추가하니 1000원 할인! 커피의 신맛을 선호하는 편..

book one/day by day 2025.01.25

계엄, 탄핵 그리고 1987

나는 87학번이다. 들어는 봤나? 그 영화 1987 할 때의 87이다. 반재수하여 88학번으로 다시 시작했지만, 어쨌든 꽃다운 스무 살을 1987년, 그 엄혹한 시절에 다 보냈다. 시위 주동자는 아니었지만, 그 당시의 시위는 마치 학과 수업처럼 일상이었다. 1980년부터, 아니 이승만 정권 때부터 시작된 그 항쟁의 역사는 1987년에도 현재 진행 중이었다. 매일매일 최루탄이 날아다니고, 화염병이 날아다니고, 선배들에게 최루탄의 매운맛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비법을 전수받기도 했다. 물론 현장에서는 그런 비법 따위... 시위 중에 구속된 친구를 찾아 경찰서나 구치소를 헤매이기도 하고, 어디에 있다고 하면 어머니를 모시고 데리러 갔다. 교수들은 수업 중에 쫓겨 들어온 학생들을 가운데 책상에 앉히고 아무 ..

book one/day by day 2025.01.25

탄핵 되다, 대통령 윤석열

그리 짧지 않은 기간에 두 명의 대통령이 탄핵되는 현실을 맞이하고 보니,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대통령이라면 모름지기 모든 이의 존경을 받아야 마땅하건만, 이 땅의 적지 않은 대통령은 감옥이 더 익숙하다. 특히 소위 보수라고 불리 아마도 그것은 국민과 국익을 우선시 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자신과 사익을 우선시하는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리라. 말로는 국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결국 그 행동이 모든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윤석열은 분명 국민보다는 자신을 위하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지난 2년여의 시간 동안 몸서리치게 싫어했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이라는 역사를 반복하는 것이 어쩐지 마음속에서 거부감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말도 안 되는 짓거리를 자행함으로써 나의 거부감을 한 방에 날려 주고 스스로가 막다..

book one/day by day 2024.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