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one/day by day

시대유감, 조성모~~

rivervox 2025. 2. 1. 09:37

시대를 관통한 가수 중의 한 명인 조성모! 오늘 문득 유튜브에서 그의 최근 라이브 공연을 볼 수 있었다.

 

히트곡이 한두 곡이 아니며, 적어도 그 시절은 화려했다. 뮤비로 노래가 먼저 등장하며 얼굴 없는 가수로 데뷔하면서 못생겼을 것이라는 대중들의 추측이 머쓱하게도, 너무나도 멀쩡한 생김새로 등장하여 더욱 흥분시켰던 가수!

앨범도 많이 냈네~~

 

물론 노래도 잘 했고(?) 좋았다. 사실 가창력이 엄청 좋았던 것인지는 다소 애매하지만 어쨌든 대중이 좋아하기에 충분한 요소를 많이 가진 가수였다. 그것은 아마도 그 시절 최고의 프로듀서라 불리던 김광수 덕분일 것이다. 그러나 결국은 김광수 때문에 그의 가수 인생은 너무 빨리 망가진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미성으로 낭창하게 발라드를 부르던 그의 목소리는 시간이 흐르며 점점 허스키하고 변했고 결국은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망가졌다.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히든싱어에 출연하여 최초로 원조 가수가 최종 라운드 이전에 탈락한 기록을 세운 일이었다. 물론 예능적으로는 원조 가수의 탈락은 매우 흥미로운 이벤트였지만 사실 이미 1라운드부터 목소리가 너무 달라서 아슬아슬했었다. 히든싱어의 특징은 결국 누가 음반과 똑같이 부르냐가 승부의 관건이었는데, 이미 목소리가 맛이 갈 데로 간 조성모의 도전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사실 본방을 보면서 조성모를 응원하기도 하였지만, 시작부터 너무나도 기억과는 다른 그의 목소리에 의아했다. 개인적으로 조성모의 팬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의 많은 히트곡을 좋아했던 사람으로 확실히 조성모가 완전히 망가졌음을 확인하며 안타까울수밖에 없었다. 누가 봐도 기억 속의 조성모의 목소리가 아니었기에 그의 조기 탈락은 당연한 결과였다.

 

물론 그는 망가진 목소리로 최선을 다했지만, 내가 기억하고, 음반을 들으면 쉽게 알아 챌 수 있는 그의 미성은 더 이상 들을 수가 없게 되었다. 나이를 먹고, 컨디션이 바뀌면 창법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프로 가수이겠지만, 그렇다고 치기에는 그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듣기가 힘들 정도였다. 차라리 새로운 예명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 나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라이브로 그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너무나도 괴로운 일이 되어 버렸다. 5집 피아노가 그 절정의 마지막 아니었던가 싶다. 워낙에 그의 데뷔곡부터 따라 부르기에 쉽지 않은 곡들이 대부분이었기에 목소리가 망가진 채로 부르는 그의 라이브는 가수 본인에게도 매우 버거운 도전인 듯싶었다.

 

최근 유튜브를 보니, 그의 찐 팬들이 목소리가 많이 돌아왔다면서 올린 영상들을 몇 개 볼 수 있었다. 확실히 많이 좋아진 것 같다. 미성에서 출발하여 망가져서 허스키해졌던 목소리가 다시금 맑은 느낌으로 돌아온 듯했다. 그러나 여전히 조심스럽게 부르는 느낌이었다. 당연하겠지만 그의 카랑카랑했던 미성의 고음을 기억하는 나로서는 아쉬웠다. 아니 아쉽다기보다는 안타까웠다.

 

한 기획자의 욕심으로 결국은 제대로 관리받지 못하고 돈벌이에 혹사당하여 망가진 그를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본인이 잘 관리했으면 되는 거 아니었냐!라는 말은 그 시대와 그 업계의 관행을 생각해 보면 절대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권력을 쥐고 갑질을 해대는 꼰대에 대항하는 것은 결국 포기하거나 쫓겨나는 결말을 맞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다시 생각해 보건대 김광수라는 인간이 참으로 나쁜 놈이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그는 김건모, 김종국을 프로듀싱하면서  그들 역시 매우 혹사시켰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심지어는 폭력도 동원했고... 능력이 출중한 못된 권력자의 전횡이 얼마나 심각했을까?

 

그렇게 조성모를 생각하면 좋은 노래를 너무나도 많이 발표했던 그의 과거를 볼 때 안타까운 마음이 가장 크다. 부디 이제부터라도 잘 치료하고 관리하여, 가왕 조용필처럼 오랫동안 현역으로 롱런하기를 바라본다. 그냥 포기하기에 한 때 그는 너무나도 화려한 발라드의 황제로서, 내 청춘의 기억 속에 중요한 장면이었다.

 

2005년 5집 앨범 이후 그의 신곡은 거의 들어 본 기억이 없다. 검색해보니 2021년에 정규앨범 발매가 있었다. 함 들어보자.

 

응원한다! 파이팅!! 조/성/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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