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one/day by day

묘망(渺茫)/조지훈

rivervox 2025. 2. 14. 16:39
내 오늘밤 한오리 갈댓잎에 몸을 실어 이 아득한 바다속 속 창만한 물구비에 씻기는 한 점 바위에 누웠나니

생은 갈사록 고달프고 나의 몸둘 곳은 아무데도 없다 파도는 몰려와 몸부림치며 바위를 물어뜯고 넘쳐나는데 내 귀가 듣는 것은 마즈막 물결이 먼 해일에 젖어 오는 그 목소리뿐

아픈 가슴을 어쩌란 말이냐 허공에 던져진 것은 나만이 아닌데 하늘에 달이 그렇거니 수많은 별들이 다 그렇거니 이 광대무변한 우주의 한알 모래인 지구의 물레를 찰랑이는 접시물 아아 바다여 너 또한 그렇거니


내 오늘 바다 속 한점 바위에 누워 하늘을 덮는 나의 사념이 이다지도 작음을 비로소 깨닫는다

 

내 청소년기를 불태워줬던 詩!! 고1때 접하고, 충격을 많이 받았지.

할말하안~~

 

묘망(渺茫), 아득하고 망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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