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one/day by day

모기와의 전쟁

rivervox 2024. 11. 13. 14:27

간 밤에는 모기 한 마리를 잡기 위해 밤을 새우다시피 했다. 

 

확실히 전반적으로 기온이 높아진 것이 맞다. 지난 주는 0℃ 가까이 떨어지더니, 이번 주는 다시 또 기온이 20℃ 근처까지 올라서 덥다. 그래서인지 모기들이 날아다닌다. 방심하고 있었는데... 

 

밤늦게 책상 앞에 앉아 글도 읽고, 쓰고 하던 중에 갑자기 인터넷 연결이 끊겼다. 당연 처음에는 컴퓨터나 라우터 등의 기기들에 이상이 생겼나 했는데, 10분이 넘어가는데도 여전히 끊김 상태이다. KT에 전화를 걸었다. 심야 고객 상담 센터는 고장 신고만 받는 상담원이 있다. 수고 많아요!! 상담원은 확인해 보더니, 지역 공사 중이란다. 오전 5시까지 예정이라고 하니, 결국 이 밤에는 인터넷이 안된다는 거다. TV로 넷플릭스도 볼 수 없고... 도대체 왜 미리 공지를 하지 않는 걸까? 한 밤 중에 인터넷 사용 중인 사람은 얼마 안 될 테니, 가볍게 무시해도 된다고 가볍게 생각한 것일까?

 

할 수 없이 포기하고 자리에 누워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유튜브를 잠시 뒤적거리는데, 놀랍게도 내 눈과 휴대폰 화면 사이로 모기 한 마리가 지나갔다. 으헉~~ 당장 방에 불을 켜고 행방을 쫓았다. 그러나 쉽게 찾을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가능한 일!

 

모기가 눈에 띄였다는 것은 이미 한 마리 이상이 방 안에 들어와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어쨌든 적어도 한 마리는 잡아야 속 편하게 잘 수 있겠다. 그러나 그 작고 빠른 놈을 쉽게 찾을 수는 없었다. 일단 불을 끄고 다시 누워서 휴대폰을 본다. 얼마 후 귓가에 그 치명적이고 소름 끼치는 웽웽 소리가 울린다. 아, 이대로는 절대 잘 수 없지. 다시 방에 불을 켜고, 내 눈에도 불을 켜고 찾아본다. 그러나 여전히 눈에 띄지 않는다.

 

경험적으로 보면 어둠 속에 주위를 맴돌던 모기는 방 안의 조명을 밝히는 순간 일단 가까운 벽면이나 천장에 들러 붙던데, 오늘은 그렇지 않다. 가만 보니 아직 내가 물린 자욱이 없으니 모기도 몸이 가벼워 좀 멀리 날아가 버렸나 싶다. 그렇게 절대 물리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불을 켰다가 껐다가 하다 보니 어느새 밤을 새우고 새벽 5시가 되었고, 인터넷 신호도 복구 되었다.

 

짜증이 날 때로 난 순간, 다시 휴대폰 화면 앞으로 모기가 지나 간다. 잽싸게 불을 켜고 일단 주변을 살펴보니, 머리맡 창문에 붙어 있는 놈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잽싸게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결국 모기는 처참하게 짓이겨졌다. 게다가 피 한 방울 먹지 못했다. 밤새 피해 다니다가 지쳐서 근처에 앉았던 게 아닐까? 결과적으로 물리지도 않고 잡았으니 나의 완벽한 승리였다. 그제야 나는 속이 편해져 잠을 이룰 수가 있었다.

 

시간은 이미 5시가 되어, 새 날이 밝았오고 있었지만, 한두 시간이라도 자기 위해 누웠고, 그렇게 금방 잠에 빠졌다. 7시 정도가 되어서 일어났다.

 

잠시 정신을 차리려고 침대에 앉아 있는데, 발목이 간지럽다. 무심하게 긁었는데, 가만 보니 모기 물린 자국이다. 아, 그렇지! 한 마리뿐이었을 리가 없지. 나는 단 한 마리를 잡고 자기 만족하며 잠이 들었지만, 그 한 마리의 희생으로 다른 놈들은, 몇 마리 인지도 알 수 없을, 그 놈들은 원하던 바를 이룬 것이다. 마치 저에게는 아직 12마리의 모기가 남아 있었던 것일까요?

 

어젯밤, 모기와의 전쟁은 그렇게 나의 패배로 끝났다.

 

모기! You 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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