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one/army

3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신교대②

rivervox 2024. 3. 23. 02:39

19900423 월 비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

영점사격 실시, 결과는 안좋다.

난생 처음 쏴보는 M16, 사람을 죽이는 무기라는거지.

총소리는 정말!! 고막을 찢을 정도의 소음과 엄청난 반동때문에 깜짝놀랐다구.

이제는 부대의 풍경이 제법 눈에 익는다.

비가 오면 훈련이 없음을 다시 한 번 실감!

군대에서는 겉보기 등급이 높아야 한다.

편지 3장을 받았다. 어머니로부터, 대학동기 둘로부터...

오늘 밤은 특히 더욱 추울 것 같다.

긴 밤, 쥬스/볼펜

 

19900424 화 맑음

사격은 어찌어찌 17발로 합격권이었다.

사격 자체보다는 사격 전에 행해지는 PRI! 그리고 사격장까지 이동 행군 10키로!! 가 더 힘들었던..

그래서 발이 아프다.

아 피곤~~

불침번 @2200 비교적 긴 밤, 감사! 초코렛/마늘

 

19900425 수 맑았으나 흐려짐

어제 행군했다고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무거운건가?

몸이 아프니까 마음이 쓸쓸하다.

기운이 하나도 없는데...

어제 사격장까지 행군했다고 오전에 정비 시간!!

그러나 하! 화생방!!

화생방 교육장까지 6키로 이동, 행군?

우리 기수부터 화생방 훈련이 추가되었단다. 아 왜?

가스실에서, 방독면을 벗었다가, 다시 썼지만 이미 의미가 없다. 늦었다.

숨을 쉴 수가 없었고 눈물과 콧물이...

진짜 사나이와 어머니 은혜를 부르고서야 나올 수 있었다.

노래인지 악인지...죽다가 살아났다.

눈을 비비지 말라는데 수통에 물이 부족했다.

저녁 식사 시간에 배고픔은 가마솥인데, 실제는 공기밥도 안들어갔다.

불침번 @0100 카우보이/라이타

 

19900426 목 흐리다가 맑음

피곤하고 다리는 무겁고 마음은 약해진 느낌!

부모님이 무척 보고 싶다.

아직도 몸에서 어제의 가스탄 냄새가 나는 듯 하다.

오늘은 각개전투! 고지점령은 생각보다 힘들지는 않았다.

사실 각개전투는 교육내용은 굉장히 부담스러웠지만 막생해보니 할만했다.

가만 있으면 몸이 아프다. 차라리 훈련을 시작하면 가뿐해진다.

바람은 불고 산은 높고 태양은 뜨겁고... 고지에서 바라본 하늘과 땅과..

교육대장, 탈영을 하지 맙시다. 도대체 얼마나 탈영을 많이 하는거야?

동초 @0300 탱고/다이아몬드

 

19900427 금 맑다가 흐림

지난 밤 동초 서는 동안, 바람은 거세고 하늘은 어두워서 오늘은 비가 올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보니 하늘은 맑아서 실망!

닥치면 다 하게 된다.

훈련소에게 진짜 어렵고 힘든 훈련은 이제 다 지나갔다. 그러나 이제 새로운 시작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강연 - 적침투순회강연

오늘은 야간침투훈련 - 위장을 한다. 분 바르고 흙 칠하고... 어쩐지 처량

내무반장이 굉장히 열받았다.

그래도 오늘은 긴 밤! 감사!! 

 

19900428 토 흐림

토요일인데 5시에 비상으로 일어나서 환복하고 뭐하고 지랄을 떨었다.

다시 한 번, 군대에서는 겉보기 등급이 높아야 한다.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 그 개가 중사 대우래! 공식임?

주말인데 꼭 노가다를 2시간이나 시켜야겠어?

그냥 체념하고 좋게 생각하자.

승호가 PX 에서 양말을 사다 줬다. 그의 말에 따르면 본인이 아니었으면 나의 훈련소 생활이 정말 힘들었을거라고...

아, 피곤

불침번 @0600 핸드백/가방

 

19900429 일 맑음

훈련병 말년의 마지막 주말!

잡담, 군화닦기, 빨래, 족구, 배구, 축구, 잠자기, 낙서, 멍때리기. 바람에 날라온 신문쪼가리 읽기!

목사님의 안수를...

내무반장이 갑자기 총검술 시범을...

하.. 자대배치 후 200킬로 행군의 풍문이 풍문이 아니라는데...

모두가 모여 뒤숭숭.. 부담부담!!

긴밤 스크린/박스

 

19900430 월 맑음

입맛을 잃었다. 200키로 행군이라고?

움직이지 않으니 몸이 더 힘든 것 같다.

신교대 말년이라고... ㅎㅎㅎ

무엇을 위해 훈련을 받고 교육을 받았을까?

오늘 내무반 실내온도 27도, 실화임?

머리를 깎았다? 깍였다?

이념교육, 주적은 누구? 졸음! 졸고 또 졸았다.

불침번 @2200 통일/북진

 

19900501 화 흐리다가 비

어쨌든 5월, 이젠 끝이 보이나?

그동안 사용했던 훈련품에 대한 물품 조사 실시!!

시키면 시키는데로 하면 되고 그저 오늘 일만을 생각하자.

아침은 굉장히 맛이 없었는데, 저녁은 맛있었다.

불침번 @0100 단비/바둑

 

19900502 수 오전 비 오후에 그침

드디어 군번을 부여받았다.

군번줄과 계급장을 받았다.

춥다.

부처님께서 오셔서 하루 잘 쉬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기!

동초 @0300 남비/바둑

 

19900503 목 비오다가 그침

결국 시간은 그렇게 흘러간다.

자대가 결정되었다. 205연대 1대대 2중대

아, 부담되네. 200킬로 행군은... 가야한다. 후~~ 어쩌냐고..

그래도 이제 내일은...

 

19900504 금

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