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강박관념이 있었던 것 같다.
소위 "꼰대"가 되면 안된다는 생각이 가득하여, 이거 하면 안되고, 저거 하면 젊은 친구들이 싫어하고... 결국은 헛발질에 똥볼이다.
생각해보면 29살 때에 나이 먹는다 것을 크게 의식했던 것 같다. 20대가 끝난다는 것에, 서른 이라는 단어에 매우 감정 이입했던 것 같다. 굳이 남 탓을 하나 해보자면 "김 광석의 서른 즈음에" 에 때문이기도 했다. 마치 내 우주의 한 시대가 끝나는 기분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는 50 중반! 50대에 들어서도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어쩐지 2024년이 되면서 나이 먹었음을, 그리고 의외로 죽음이 아주 멀지는 않았음이 느껴졌다. 죽음이 두렵다기보다는 "이제부터는 정말 언제라도 죽을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렇게 죽어도 아쉽지는 않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다.
욕심을 부리고, 외연 확장에 힘쓰기보다는 스스로의 깊이와 가치를 넓히고 높여야겠다는 생각이다. 즉 좀 더 자신에게 집중한다는 의미가 되겠다. 혹은 나의 지나온 시간에 대한 의미부여? 나이들수록 혼자가 되어야 한다던 그 명제에 깊은 공감을 하게 된다.
그러고보니 20대 때와 마찬가지로 요즘 들어서 자꾸 기록을 하게 된다. 열심히 썼던 20대의 일기를 읽어보며 기록의 가치를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물론 오늘 날의 기록을 다시 30년 후에 내가 살펴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렇다고 후세에 전할만한 대단한 기록물까지는 아닐테고... 어쨌든 요즘은 가능하면 분초까지도 기록에 남기고자 노력 중이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겨야 한다고 해서인지, 그렇게 기록을 남기는 것도 모자라 자꾸 젊은 친구들에게 무언가 말씀을 남기고 싶어도 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만나게 되는 2~30대 친구들에게 자꾸 조언이랍시고 혹은 경험담이랍시고 말을 건네는 경우가 많다. 꼰대는 되기 싫고, 라떼는 말야라는 말도 하기 싫어서, 아닌 척 하면서 이야기 하지만 결국은 꼰대의 이야기이고, 라떼는 말이지로 시작되는 이야기와 다를 바가 없다.
원래 조언이라는 것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다. 조언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그저 입 닥치고 만원이라도 호주머니에 찔러 넣어주는 편이 더 현실적일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세상 심각한 일이라도 조금만 시간이 흐르고 나서 보면 별 것 아닌 일이 수두룩하지 않던가? 그냥 가서 맛있는거 사먹고 그냥 쉬라고 하는게 최선의 조언일 것 같다.
나이들수록 입을 다물고 살아야 한다는 그 중요한 명제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본다. 라떼는 말이야 그냥 커피나 마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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