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one/review

[bOOK]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rivervox 2025. 4. 9. 18:49

당연하게도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안네의 일기를 떠올렸다. 내가 그 책을 읽었던가? 아주 어릴 때 읽었던 기억이 있다.

 

빅터 프랭클은 정신과 의사이다. 극심한 고통의 시간을 겪던 그는 그 황망한 시절에도 자신의 고귀한 능력을 활용하며 수감자들의 심리를 분석했고, 그런 자유 의지로 내적인 소유를 이루었다. 이 책은 그 결과물인 셈이다. 이 책은 단순한, 물론 아유슈비츠가 그리 단순한 곳은 아니었겠지만, 그런 수용소 체험담이 아니다. 물론 개인의 경험에 근거하여 시작되지만 결국 성공하는, 혹은 살아남는 사람의 심리에 관한 이야기이다.

 

프랭클의 수용소 경험은 내 군 시절의 경험에서 느낀 바와 비슷했다. 특히 신교대에서 느꼈던 감정과 매우 비슷했다. 물론 현실적인 시련과 고통은 비교할 바가 아니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그렇게 갇혀 있어야 할 시간이 나는 유한했고, 끝이 언제인지 알고는 있었다는 점에 비해, 프랭클은 그 끝을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우리는 안다. 확정된 패배보다 불확실한 승리의 가능성이 더 고통스런 시간이라는 점을... 

 

결국 끝을 알 수 없는 시련과 고통때문에 미래의 목표를 찾지 못하며 퇴행하게 되는 것이다. 


집행 유예 망상

 

지나치게 피폐한 현실은 죽음을, 가스실조차도 두렵지 않게 만든다. 무감각해지는 것이다. ▶ 정서 반응의 두번째 단계 ▶ 자기 방어 도구

 

수용소 경험담은 읽기에도 끔직하다. 그러나 나는 경험자도 아니고, 관람자도 못되며, 그저 나그네일 뿐이다.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경험은 아니다.

 

내가 여기서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것은 아무리 감정이 무뎌진 수감자라고 할지라도 분노를 느끼는 순간이 있음을 말하기 위해서이다. 그 분노는 육체적인 학대와 고통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으면서 느끼는 모멸감에서 나오는 것이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 밀리의 서재

 

객관적이라고 주장하는 비경험자의 시선은 경험자가 느꼈던 행복의 순간마저 비참하게 볼 수 있다. 즉 전혀 객관적이지 않은 주관적 판단인 것이다.

 

이런 저런 생각과 메모를 많이 하게 만드는 책

 

내면의 자유 ▶ 고통을 참고 견뎌 순수한 내적 성취 ▶ 영혼의 자유 : 나의 선택에 따른 자유 의사

 

수용소에서 내가 한번은 동료에게 하루가 일주일보다 더 길게 느껴진다고 얘기하자 그 친구도 내 말에 동의한다고 했다. 우리의 시간 감각이 얼마나 역설적이었던가! ◁ 너무나도 공감이 되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 밀리의 서재

 

감정, 고통스러운 감정은 우리가 그것을 명확하고 확실하게 묘사하는 바로 그 순간에 고통이기를 멈춘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 밀리의 서재

 

삶에 기대할 것이 아니라 삶이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은 추상적인 삶의 의미를 추구해서는 안 된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구체적인 과제를 수행할 특정한 일과 사명이 있다. 이 점에 있어서 그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그의 삶 역시 반복될 수 없다. 따라서 개인에게 부과된 임무는 거기에 부가돼 찾아오는 특정한 기회만큼이나 유일한 것이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 밀리의 서재


이 책을 읽고 나에게 남은 화두는 인간의 존엄성과 사랑이다.

 

언제나 희망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