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one/day by day

글쓰기의 즐거움

rivervox 2024. 11. 4. 09:48

요즘은 글쓰기의 즐거움에 빠져 있다. 기록을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최근에는 더 심해졌다.

 

사실 꽤 오랜동안은 글쓰기를 잊고 있었다. 정말 오랜동안이었다. 그 이전에는 열심히 기록했다. 제법 두꺼운 노트의 일기장이 열 권 정도는 된다. 종이가 누래지고, 볼펜이 번지고, 너덜너덜해진... 그 이후 얼마간은 또 블로그 운영도 열심히 하면서 그렇게 디지털화된 기록을 남겼다. 그리고 잊어버리고 살았다. 정말 간간히 몇 줄 적어 놓을 뿐이었다. 굳이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삶이 팍팍해서 그랬겠지. 팍팍한 삶을 글로 기록하며 스스로를 위로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냥 나는 매일 매일 잊고 사는 방법을 택했다. 그리고 이제 다시 기록하고 싶어졌다. 지금은 약간의 하이브리드이다. 짧은 메모로 몇 줄 자필을 남기고, 상당부분은 블로그, 쓰레드 등등의 디지털 기록이다.

 

때로는 누군가의 관심을 기다리도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글은 올리되 아무도 안봤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비공개는 또 싫단다. 엽기적이다. 변태적인건가? 어쨌든 그렇게 글을 올리며 혼자 재미있어 한다. 그렇게 글쓰기가 즐거워지는만큼 글을 읽는 것도 즐거워졌다.

 

요즘은 동영상이고 글이고, 짧게 요약하다시피 하는 쇼츠 타입이 유행이지만, 때로는 장문의 주절거림도 좋다. 그래서 남의 글을 읽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는 일이구나라고 새삼스럽게 깨닫고 있다. 책에 관해서 말하자면, 한 때는 소위 자기개발서나 투자 성공기 위주로 읽어댔다. 소설 따위는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소설의 가치에 대해서 다시 느끼고 있다. 나이 먹으면 상상력이 빈약해지는데, 소설은 그런 상상력을 풍부하게 해줄 수 있는 좋은 툴이다.

 

그런데 남의 글을 읽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사람의 본성, 아니 나의 본성은 듣기보다는 말하기인 듯 하다. 그래서 내가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한다. 좋은 사람이 되려면 남의 말을 잘 들어 줘야 한다는데, 나이 헛먹었다. 어쨌든 남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내가 모르는 부분에 대한 사전 이해도 없이 접하는 경우도 있다보니 흥미가 떨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내 중심으로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다시 한 번 그러면서도 아무도 듣지 않았으면 싶다. 부끄럽거든...

 

그래서 글쓰기가 좋은 것 같다. 일방적인 소통이다. 그냥 내 하고 싶은 말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끝이다. 사람 면전에다 소통이랍시고 그런 식으로 말을 하면 싸움이 날 판이다. 그런데 글을 괜찮다. 던져 놓고 그만이다. 거창한 책임감 이런 거는 빼버리도록 하자. 물론 댓글로 싸움이 날 수도 있지만, 그건 요즘 유행어로 "반박시 당신 말이 다 맞음" 이다.

 

마치 하나의 책임인냥 특정 시간에 앉아서 글을 쓴다. 꺼리가 없으면 먹고 싼 이야기라도 적어 놓는다. 하루키는 매일 특정 시간에 일정 시간동안 무조건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글을 쓴다고 한다. 물론 그는 프로이지만 나는 그런 그의 태도가 마음에 든다. 루틴이 되면 안정되는 감이 있다. 더군다나 요즘에는 글쓰기 위한 툴도 다양해져서, 굳이 펜을 들고 쓰기 않아도 되고, 사진도 첨부할 수 있으니 황홀할 지경이다.

 

일단 이 글은 여기서 글쓰기는 마무리한다. 오늘도 적어도 하나는 썼으니까 되었다. 이제 나가서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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