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87학번이다. 들어는 봤나? 그 영화 1987 할 때의 87이다. 반재수하여 88학번으로 다시 시작했지만, 어쨌든 꽃다운 스무 살을 1987년, 그 엄혹한 시절에 다 보냈다. 시위 주동자는 아니었지만, 그 당시의 시위는 마치 학과 수업처럼 일상이었다. 1980년부터, 아니 이승만 정권 때부터 시작된 그 항쟁의 역사는 1987년에도 현재 진행 중이었다. 매일매일 최루탄이 날아다니고, 화염병이 날아다니고, 선배들에게 최루탄의 매운맛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비법을 전수받기도 했다. 물론 현장에서는 그런 비법 따위... 시위 중에 구속된 친구를 찾아 경찰서나 구치소를 헤매이기도 하고, 어디에 있다고 하면 어머니를 모시고 데리러 갔다. 교수들은 수업 중에 쫓겨 들어온 학생들을 가운데 책상에 앉히고 아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