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태세 2

3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1991년 6월

1991년 6월 1일 토요일 구름 조금 2350무사히 한 주를 보내고 맞이하는 주말은 일상의 휴식이고 축복이기에 매우 감사하다. 다음 주는 부담스러운 한 주가 될 것이다. 예상하고 예정되어 있던 데로 6월이 시작되자마자 유/격/이 실시된다. 피할 수 없으니 잘 즐기도록 해보자. 저녁에는 호준이와 롯데월드에서 영화를 봤다. 좋은 영화였다. 누구에게나 방황의 시절은 있겠지만 어떻게 용기 있게 대처해나가는가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다만 여전히 늘 기회가 생긴다면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두고 보자! 1991년 6월 2일 일요일 흐림 2005일주일 간 유격! 화생방 & 행군 포함!! 다행인지 아닌지 출퇴근한다. 어차피 몸으로 때워야하고 먼지 속에서 굴러야 하는데 당연히 힘든 것은 받아들..

book one/army 2024.09.21

3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1990년 7월

1990년 7월 1일 일요일 맑음 2255날씨가 무척 좋은 하루였다. 좋은 것은 날씨뿐, 언제나 일요일은 빠르게 지나간다. 초중고 시절 늘 스포츠형 머리였고 헤어스타일에 크게 관심도 없고 스타일링도 귀찮으니까 짧은 머리가 편했는데... 그건 내 마음이 그렇게 하고 싶을 때의 이야기이고, 막상 규정에 따라 몇 미리의 짧은 머리로 규제를 받고, 고참들의 감시를 받으니 머리 길이에 더 집착하게 된다. 특히 출퇴근을 하는 방위들은 머리 길이에 더 민감한 것 같다. 고참들은 1미리라도 기르고 싶어 하고 간부들은 매의 눈으로 살핀다. 혹시라도 수송버스를 놓치게 된다면 헌병애들까지도 참견을 한다.  이제 겨우 3개월 차인 이등병에게 중요한 것은 짧은 머리! 알아서 미리미리 준비한다. 이발사 아저씨마저 뭐 깎을 것도 ..

book one/army 2024.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