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하도 요상하여 가을인지 겨울인지, 그래서 가울 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물론 억지다. 확실히 기온의 오르내림이 선명하다보니, 기억도 또렷해지는 것 같다. 한 때 샌디에이고에 거주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 오래살던 교민으로부터 1년 365일 좋은 날씨여서, 오히려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왜? 라고 생각했었는데,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와서 칼같이 추운 날, 혹은 혀빠지게 더운 날을 1년 내에 겪다보니, "아, 그 날! 그 날 비왔잖아!" 뭐. 이런 식으로 각인되는 경우를 겪고 나서 이해할 수 있었다. 게다가 요즘은 그 날씨가 더운 변화무쌍하여, 분명 어제까지도 겨울옷을 꺼내 입고 돌아 다녀야 했는데, 오늘은 또 봄도 아닌 여름처럼 온도가 올라가 겨울처럼 입고 나선 길에 땀을 빼게 만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