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7080 세대라던가, 8090 세대라던가 하는 식으로 시대를 구분하며 낭만의 시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히 가요 분야에 있어서 그렇다.
그런데 뜯어서 생각해 보면, 70년대와 80년대는 다르고, 80년대와 90년대는 또 다르다. 뚝 떨어져서 어느 날 갑자기 90년대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그 시절의 가요를 생각해 보면, 그렇게 단순하게 7080이니 8090이라고 묶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장르와 엄청나게 많은 노래가 있다.
또한 말하기 편하게 지나간 시절을 "낭만의 시대"라고 뭉뚱그려 부르지만, 어차피 누구에게나 과거의 기억은 보통은 낭만적으로 다가오며, 또한 각자의 성장 시기에 따라 낭만의 시대도 달라지는 것 같다. 즉 사람의 성장 단계에서 확실히 감수성이 예민해지는 시기가 있고, 대개는 청소년기, 또 고난을 겪으면 성장하는 시기가 있고, 어른이 되는 때가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나의 낭만의 시대는 중고등학교를 다닌 80년대, 그리고 대학 입학 후 입대를 하고 제대, 졸업에 이르기까지의 그 90년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확실히 그때는 음악도 좋아했고, 많이 들었다. 같은 방식으로 누군가에는 2024년 지금이 낭만의 시대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당장은 모르고, 시간이 흘러야만 알 수 있는 것이기는 하다.
80년대 나의 아이돌은 조용필, 전영록, 이용 정도이다. 주로 남자 가수들인데, 그 시대가 그랬던 것 같다. 여자 가수로 손에 꼽을 만한 사람은 이선희 정도가 아닌가 싶다. 특히 조용필은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아이돌이 되었다.
90년대에는 너무나도 다양한 가수들이 출현하였고 좋아하는 노래도 많다. 김건모, 신승훈, 서태지와 아이들 등등 그러나 그들은 좋아하는 가수이기는해도 아이돌은 아니다. 나도 이미 성장하면서 마음속에 아이돌을 품는 시기는 지난 것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 나도 30대에 접어들면서, 그 시절의 인기가요는 이미 나의 취향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노래가 잘못되었다기보다는 그저 익숙함이 아닌 것이기에 그저 흘러가듯이 보낸 것이다.
그래서 요즘 80년대, 그리고 90년대 발표된 노래들 중에 좋았던 노래들을 플레이리스트에 각각 정리해보고 있는데, 참 많은 노래들이 선정되고 있고, 그 때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으나 오늘 들어보니 좋다고 느껴지는 노래들도 있다. 아마 노래마다 낭만의 추억이 하나씩 입혀져 있어서 그런 것인 듯하다. 그러나 2000년대부터는 굳이 나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필요를 못 느끼게 된다. 그저 검색으로 2000년대 히트가요, 2010년대 히트가요.. 이런 식으로 찾아보면 그때를 낭만의 시대로 기억하고 있는 누군가가 정리해 놓은 괜찮은 플레이리스트들이 제법 있다.
아직 나의 플레이리스트들이 완성된 것은 아니고, 그때 그때 기억나는 노래들을 수집 중이지만, 나는 오늘 그렇게 그 노래들을 들으며 나의 낭만의 시대로 돌아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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