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사병 2

3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1990년 7월

1990년 7월 1일 일요일 맑음 2255날씨가 무척 좋은 하루였다. 좋은 것은 날씨뿐, 언제나 일요일은 빠르게 지나간다. 초중고 시절 늘 스포츠형 머리였고 헤어스타일에 크게 관심도 없고 스타일링도 귀찮으니까 짧은 머리가 편했는데... 그건 내 마음이 그렇게 하고 싶을 때의 이야기이고, 막상 규정에 따라 몇 미리의 짧은 머리로 규제를 받고, 고참들의 감시를 받으니 머리 길이에 더 집착하게 된다. 특히 출퇴근을 하는 방위들은 머리 길이에 더 민감한 것 같다. 고참들은 1미리라도 기르고 싶어 하고 간부들은 매의 눈으로 살핀다. 혹시라도 수송버스를 놓치게 된다면 헌병애들까지도 참견을 한다.  이제 겨우 3개월 차인 이등병에게 중요한 것은 짧은 머리! 알아서 미리미리 준비한다. 이발사 아저씨마저 뭐 깎을 것도 ..

book one/army 2024.04.19

3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1990년 4월

2024년 2월 1일 프롤로그기록하기를 즐기다 보니 군 복무 시절 써놓았던 작은 메모들이 남아 있다. 그 일기장을 34년 만에 다시 꺼내어 읽어 보았다. 지난 30여 년간 아마 두어 번 정도는 꺼내어 봤으리라. 그러다가 오늘 다시 보니 완전히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세월 때문이려나? 무언가 정리가 필요한 상황 때문이려나? 나이 먹고 "라때는"이라는 말은 되도록 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시절이 더욱 아련하게 느껴진다. 힘들었지만 그립기도 하다. 18개월의 군 복무! 국방부 소속이지만 현역은 아니고 그렇다고 흔히 알고 있던 방위도 아니었던 시간! 전투 방위!! 남들보다 더한 고생을 했다고 할 것은 없지만 조금은 남다른 군 생활이었다. 훈련을 이야기하자면 30개월 복무하던 현역들의 훈련을 1..

book one/army 2024.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