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7월 1일 일요일 맑음 2255날씨가 무척 좋은 하루였다. 좋은 것은 날씨뿐, 언제나 일요일은 빠르게 지나간다. 초중고 시절 늘 스포츠형 머리였고 헤어스타일에 크게 관심도 없고 스타일링도 귀찮으니까 짧은 머리가 편했는데... 그건 내 마음이 그렇게 하고 싶을 때의 이야기이고, 막상 규정에 따라 몇 미리의 짧은 머리로 규제를 받고, 고참들의 감시를 받으니 머리 길이에 더 집착하게 된다. 특히 출퇴근을 하는 방위들은 머리 길이에 더 민감한 것 같다. 고참들은 1미리라도 기르고 싶어 하고 간부들은 매의 눈으로 살핀다. 혹시라도 수송버스를 놓치게 된다면 헌병애들까지도 참견을 한다. 이제 겨우 3개월 차인 이등병에게 중요한 것은 짧은 머리! 알아서 미리미리 준비한다. 이발사 아저씨마저 뭐 깎을 것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