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다 보면 어려운 것이 맞춤법이다.
어려서부터 글 쓴다고, 물론 아마추어 수준이지만, 끄적대다 보니 습관적으로 맞춤법에 좀 예민하다. 특히 작가가 의도적으로 쓴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쉬운 맞춤법이 틀린 글을 보면 목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불편함을 느낀다. 그렇다고 또 내가 맞춤법에 완벽하냐고 묻는다면 물론 그렇지 않다.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는 잘 본다는 말처럼 내 흉보다는 남의 흉을 더 잘 보는 편이다.
"~로서"와 "~로써"의 차이점, 되? 돼? 언제 써야 하는지, 사잇시옷이 맞는지, 사이시옷이 맞는지... 등등 늘 공부하면서도, 늘 헷갈려 한다. 그래도 세상이 하도 좋아져서 제대로 쓴 것인지 검색 한 번으로 쉽게 확인이 되니 편리하다. 또한 글쓰기를 마치고 올리기 전에, 맞춤법 검사기를 돌려보면, 점검 & 수정이 가능하니 심적 안정에 크게 도움이 된다.
그런데 맞춤법 중에서도, 특히 어려운 것이 "띄어쓰기"이다. 맞춤법 체크를 하면 오자, 탈자가 나지 않는 이상 단어나 글자 자체가 틀리는 경우보다 띄어쓰기로 인한 수정이 참 많이 발생한다. 일본어나 중국어는 띄어쓰기 개념이 거의 없다시피 한 것으로 알고 있고, 영미권이라면 무조건 단어 단위로 띄어쓰기하면 된다.
그러나 우리 말은 띄어쓰기가 무시되면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와 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기에 상당한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그런데 이게 그리 쉽지가 않다. 물론 대충 띄어쓰기하면 알아볼 수는 있겠지만, 맞춤법 예민이로서 그냥 넘어가지를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건 아직 AI 조차도 쉽지 않은 것인지, 같은 글을 써서 티스토리와 네이버 블로그의 맞춤법 검사기를 돌리면 결과가 늘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즉 티스토리에서 일단 한 번 검사기를 돌리고 난 글을 복사하여 네이버 블로그에서 검사기로 돌려보면 또 수정 추천이 뜨고 그 반대여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늘 헷갈린다.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움에 있어서 조사와 띄어쓰기를 마스터하면 최고봉에 이른 것이라고 하던데, 고개가 끄덕여질 만한 말이다. 가끔 한국말을 잘한다는 외국인의 인터뷰를 볼 때, "은는이가"를 이상하게 쓰는 것을 보면서, 쉽지 않겠구나~~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게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이라도 글쓰기는 또 다른 차원이니 거기다가 띄어쓰기까지 완벽하게 익히기란 거의 불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다. 적어도 내가 대화하면서 은는이가를 이상하게 붙이는 일은 하지 않으니까... 그에 비해 띄어쓰기에 관해서라면 여전히 쉽지 않다. 받아쓰기를 하면 상당 확률로 80점 이상은 받겠지만, 띄어쓰기를 생각하면 거의 50점 대일 것 같다.
그런데 훈민정음 서문을 보면 띄어쓰기가 없는 것으로 보아, 한글 초창기에는 띄어쓰기가 없었던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현대 한국어에서는 여전히 띄어쓰기를 잘 해야 하니까 오늘도 음, 공부를 한다기보다는 맞춤법 검사기를 열심히 돌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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