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two/stuffs

아끼다가 똥 된다, Shure Aonic50

rivervox 2024. 10. 27. 16:02

음악은 마치 숨쉬는 공기와 같아서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배경으로 틀어 놓고 흘리듯 듣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때로 오롯이 음악만을 위한 시간을 할애하여 집중하여 들어보면 색다를 세상이 열리는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은 일반일이 음악을 듣기 위하여 시간을 낸다는 것이 쉽지 않고, 무엇보다도 제대로 음악을 듣기 위한 최소한의 시스템을 갖추려며 돈도 많이 들고, 설사 장비가 준비된다고 하더라도 아파트나 빌라와 같은 공동 주택이 많은 우리의 환경에서는 층간 소음을 의식해야 하다보니 마음껏 큰 소리로 듣기가 어렵다.

 

조용필 20집 음반을 Shure Aonic50으로 들어 봤다. 마음껏 큰 음량으로 귓속에 때려 박아본다. 그동안 안들리던 소리가 다 들리며, 찬란한 감동이 올라온다. 역시 좋은 가수의 노래는 좋은 기기로 들어야 하는 것을...

 

헤드폰은 구매한지 4년 정도된 것 같다. 청담동 셰에예라자드에 방문하여 몇 가지를 청음해보고 결정했다. 

 

선택의 이유는 음원을 가감없이 원래 그대로 들려준다는 평가에 동의가 되었기 때문이다. 소니나 Bose 제품은 각 제조업체의 기술과 입맛에 따라 부분적인 부스팅이 있고 정리를 해주는 면이 있다. 물론 음악을 즐기는 입장에서는 이런 선택도 나쁘지 않다. 그런 엔지니어들의 고민에 기반한 기술적 터치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기에 절대 무시할 소리는 아니다. 나도 소니 혹은 Bose 의 소리에 더 익숙하기는 하다. 다만 무언가 MSG가 덜 들어간 듯한 Shure의 소리가 더 맘에 들었다. 이는 Shure가 추구하는 '스튜디오 모니터링 사운드"에 기반한 것이다. 덕분인지 오히려 선명도가 뛰어나고 디테일 표현도 좋았다.

 

아끼면서, 그리고 시간이 없다보니 생각보다 많이 이용하지를 못했다. 초기에 곱게 길들이는 시간도 가졌지만, 4년간 이 헤드폰으로 100시간도 못들은 것 같다. 그렇게 아끼다가 똥이 되어 버렸다. 헤드폰 걸이에 걸어둔 시간이 더 많은데 그냥 그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가죽이 삭았다. 헤드 밴드와 이어 패드의 가죽들이 너덜해졌다. 물론 천년 만년 처음 상태 그대로 간다고는 전혀 생각지 않지만 4년만에 이러는거는 뜻밖이다. 내가 너무 잘못 생각했던건가?

 

여전히 소리 자체는 짱짱하다. 그러나 한 번 듣고 나면 너덜해진 가죽들이 집안 여기 저기 돌아 다닌다. 난감하다. A/S 기간은 이미 지났고, 사용 시간을 생각하면 다소 어이없기는 하다. 잘은 모르겠지만 A/S 요청을 하면 보상판매의 개념으로 할인된 가격에 신제품 교환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보상판매 가격과 신제품 구매 가격이 별 차이가 없다고 한다. 조만간 자세히 알아봐야겠다.

 

Shure Aonic50

 

게다가 이제는 소위 2세대 제품을 판매 중이다. 당연히 1세대 제품보다는 개선된 제품이겠지. 사운드 이슈보다는 기구적인 품질 문제를 개선하지 않았을까 싶다. 예를 들면 저 가죽 문제 같은 것들!

 

다음에 시간을 내서 셰에라자드 방문해서 매우 대중적인 소니나 Bose 중 하나, Shure Aonic50 Gen2 그리고 B&O H100 을 들어보고 구매할 생각이다. 문제는 시간이지.

 

좋은 삶에는 좋은 소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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