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one/day by day

첫 눈, 지데로다

rivervox 2024. 11. 27. 16:14

첫 눈이 왔다고 하면 맨날 찔끔찔금 오고 말아서, 첫 눈의 기준이 무엇인지 따져봐야 했건만, 올 겨울의 첫 눈은 제대로 뱉어 버렸다.

가을? 겨울?

 

분명 엊그제까지만 하더라도, 아직 가을빛이었는데, 이제는 온통 하얐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고 했는데, 참 보기 좋다. 그러나 현실은 재앙이다.

 

밤새 내린 눈으로 출근길은 엉망이다. 정말 많이 내렸다. 어제 오후부터 대설 예보 수준이 아닌 경보가 내렸는데, 구청은 뭐하는건지 모르겠다. 동네 골목이야 그렇다치더라도 구청 앞을 지나는 동네 제일 대로조차도 제대로 제설이 안되어 있다니...

 

주간2조 근무를 마치고 퇴근길은 더 난감했다. 여전히 눈은 그치지 않고 있는데, 길이 미끄러웠다. 게다가 셔틀 기사분이 오늘이 근무 첫 날인지라 길을 제대로 모르는 상황이다. 네비는 길을 또 이상하게 안내하고.. 정말 T맵, 너까지 왜 그래!!!

 

결국 내가 기사 옆에 붙어 앉아 길을 안내하고, 그 와중에 내리막 위주의 출근길과는 반대로 퇴근길은 오르막! 앞서 진입한 노선 버스들이 미끄러지며 승용차들과 충돌 혹은 추돌하고 대환장 파티! 나의 제안으로 큰 길로 돌아서 가기로 했다. 예상대로 큰 길은 차가 많이 다니다보니 미끄러지지는 않았다. 결국 평소 30분 정도인 퇴근길이 1시간 30분 정도 걸렸서 도착했다.

 

셔틀 기사분은 이제 오후조 혹은 심야조 운행을 하셔야 한다면서 걱정을 하셨지만, 나로서는 무사히 집에 안착하여, 쉬멍쉬멍하고 있으니 행복하구나.

 

오늘 이 눈을 치우고 있을 수많은 국군 장병들에게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