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부의 추월차선
최근 자산 관련 증식 분야에서의 나름 베스트셀러인 모양이다.
예전부터 이런 류의 책은 많았다. 그 전설적인 키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도 떠오른다. 이 책에서도 나오지만 과연 저자들은 책에 서술된 내용데로 돈을 벌고 부자가 된 것일까? 아니다,라는 게 진실일 것이다. 소위 고기 낚는 법을 알려 주는 것 같지만, 그들의 돈벌이는 책 자체 혹은 강좌였지, 그 내용을 따라해서는 아니었다.
일독으로 책의 내용을 완전하게 이해하고 기억하는 것은 어렵다. 그저 분위기와 느낌을 기억하게 된다. 그렇다고 여러 번 반복적으로 읽어야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여느 책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이고 치밀하게 부자가 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생각할 수 있는 부자가 되기 위한 마인드셋과 아이디어를 정리해준다는 점에서는 같은 부류의 다른 책보다는 좀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된다. 되지도 않게 여기 투자 하라, 저기 투자 하라 이런 것은 없다.
핵심은 결국 "내가 일을 하는 것이 아니고, 내 돈(자산)이 일을 하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내가 직접 시간을 들여서 일한 시간만큼 수익을 얻는 방법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 내가 일하지 않는 시간에도 내 자산이 스스로 일을 해서 수익을 발생시켜야만 부자가 될 수 있다. 만고의 진리와 같은 말이다.
아주 천박하게 말하자면 "돈 놓고 돈 먹기" 라고나 할까? 부자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부자 부모 아래서 태어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다음으로는 종자돈을 마련해서, 종자돈이 일하게 하는 것이다. 마치 눈덩이 굴리기와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조그맣던 눈덩이가 시간이 흐를수록 덩치가 커지고, 덩치가 커지면 구르는 속도도 빨라질 것이다. 또는 탁월한 능력으로 사업을 시작해서 키우고 그 사업을 비싼 값으로 팔아서 부를 쟁취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의 능력에 관해서 말하자면 연예 비지니스만큼 개인의 역량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도 없을 것 같다. 성공의 확률은 매우 낮지만 소위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이라고 할까? 그래서 많은 어린 친구들이 기획사에서 몇 년의 시간을 썩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바늘 구멍만한 성공의 가능성을 노리면서 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결국 운인 것 같다. 태어났더니 아버지가 이건희 회장이라는 것도 운이고, 눈덩이가 잘 굴러가 커지는 것도, 사업을 성공하는 것도, 연예계 데뷔해서 BTS가 되는 것도 다 운이다. 누구나 처음에는 열심히 한다. 그야말로 열심히만 해서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있다면 끝까지 열심히 하기만 하면 될 것이며 열심히 할만한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그러나 좌절의 시간이 찾아 오게 된다. 극복하려고 노력은 하겠지만 쉽지 않다. 결국 실패를 경험한 후 내리게 되는 가장 편한 결론은 "내가 열심히 하지 않았다" 이다.
그러나 운이 좋아 성공의 길을 걷게 된다면 승승장구일 것이다. 이마트 회장이 지금까지 겪은 그 수많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그는 부자인 부모 혹은 조상 덕분에 별 타격을 입지 않고 여전히 재벌 회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가 겪은 실패 중의 어느 하나라도 보통의 사람이 겪었다면 파산하고 주저앉고 말았을 것이다. 쉽게 회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결국 부자가 되었다는 것은 결과이다. 그런 결과를 얻었다면 그간의 과정에 대해서는 누구든지 아름다운 성공의 스토리를 만들기가 쉽다. 부의 추월 차선에 올라타기 까지의 과정을 그럴싸하게 책으로 써 내놓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운이 성공의 절대적 원인이라면, 가진 것 없이 출발해야 하는 나는 미리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일단은 열심히 하는 것이다. 그리고 혹시 실패를 만나더라도 쉽게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강건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 단 한 번의 실패로 좌절하지 않도록 단단하게 마음먹고 출발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단 한 번의 실패로 좌절할 수 있고, 여러 번의 실패를 겪고 끝내는 목표 달성을 할 수도 있지만 그 실패가 온전히 나의 잘못만은 아니다.
서행차선이라고? 내가 서행차선을 달린다고, 추월차선을 못달린다고 자책할 필요도 없고, 쪽팔려야 할 필요도 없다. 물론 서행차선보다 추월차선이 훨씬 빠르고 편하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억지로 그 차선으로 진입할 수는 없다. 억지로 차선변경을 시도했다가는 추돌 사고를 일으키거나 최종적으로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희생이 너무나도 고통스러울 것이다. 과연 성공의 열매는 달콤하기만 하겠는가?
이 책에서 매우 공감한 부분은 "현금화"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산이 아무리 많다하더라도 자산에 대한 평가는 때에 따라 고평가 될 수도, 저평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결국 최종적으로 현금 자산이 아니라면 서류상 평가는 별 의미가 없다는 점이다.
또한 책에서는 추월차선에 올라타는 매우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주는 것처럼 보인다. 그럴듯하다. 그러나 그런 정보가 필요하다면 연초에 발간되는 트렌드북을 참조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결국 이 저자도 이 책이 자신에게는 추월차선이 된 것이다. 나의 추월차선이 되기는 쉽지 않다.
이런 류의 책들은 이렇게 매우 비판적인 시각으로 볼 수 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기를 원해서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겠지만, 역시 나의 결론은 과거의 베스트셀러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점이다. 그저 한 번 정도는 읽어볼만한 그래서 오늘도 저자의 부의 축적에 일조하는 독자가 될만하다.
맥도날드 체인점의 점주가 되기 보다는 맥도날의 체인점을 운영하는 프렌차이즈 회장이 되어야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하는데 맞는 말이다. 그러나 사실은 맥도날드 체임점의 점주가 되는 것조차도 쉬운 일은 아니다.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면 이런 책이 나오지도 않았겠지. 그저 마음 속 한 귀퉁이에 등불처럼 켜두고 가끔 들여다보면서 꿈을 키워가면 될 일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결국 스스로 찾아서 노력하고 버티고 버티며 운이 닿는다면 재빠르게 추월차선으로 옮기는 것!
Start Over!!